자유게시판

(2005-02-03 17:29:34)

송시인

하루하루 살기 힘드시죠?

마음의 길들이 다 아프다
덜어내고 싶은 마음 흐려지는 시야.......

세상에서 상처받은 날이면
밤의 정류장 속옷가게 앞에 서서
내의만 입고 선 마네킹들을 오래도록 지켜본다
그들 몸 속으로부터 솟아 나오는 나비빛들,
유리 건너 눈부시게 날아들 때마다
견뎌다오 나여, 한 번만 더 견뎌다오,
무엇이 그리 대단히 슬프고 아플 것인가
혹은 짐작치 못한 고통도
혹은 있지 않았으면 싶은 어둠도
몸빛을 돋우려는 저 검정 슬립 같은 것
그 가슴 한가운데에 놓이는 작은 꽃 장식 같은 것
밖은 아무래도 괜찮다
몸 속 거기, 아름다운 것들 거기 다 모여
불빛 켜들고 몸밖까지 나가는 나비색 불빛 켜들고
가슴 안에 다, 거기, 모여 있으면
무엇인들 아플 것인가
밤 속옷가게 앞에서 문득 눈물 고이니

그렇게 세상을 또 한 번 건너가라고
신호등도 비로소 푸른빛이다.

간혹 사는 게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때마다 읽어 보곤 하는 김경미 시인의
<밤, 속옷가게 앞에서>라는 詩입니다.
어쩌면..... 힘들고 지치고 아파도
세상을 또 한 번 건너가라고
신호등도 비로소 푸른빛인가 봅니다.
이제 음력으로도 2004년이 전부 지나가고 있습니다.
진정한 2005년에는 바라시는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도록
열심히 노력하시는 한 해가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꾸벅~

이재훈 (2005/02/04 13:13:48) 형도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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