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네요.
길건너 있는 아파트는 임대 아파트인데 베란다 샷시가 없는 집이 있습니다.
대신 커다란 보자기가 펄럭입니다.
바람막이용이겠지만
그 펄럭임에 후벼드는 바람이 더 잘 보이고 말죠.
작년엔가 어떤 중학생이 무슨 대횐지 나가서 받은 상금을 샷시 없는 집에 전달했다고 반상회에서 들었습니다.(이 동네엔 그런 집이 몇집 있거든요.)
...'참 착하다'...
나는 우리집 베란다에서 따스한 햇살 받으며 위선의 마음마저 불편할 땐
'저 보자기 안 보였으면 좋겠다' 하고 사는데...
살다보면 마음이 안가는데도 몸이 움직일 때가 있고
마음이 달려가도 하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내 맘대로 되는게 커피타먹는거 밖에 없는 것 같은 쓰디쓴 생각이 한참동안
나를 힘들게 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살지요.
내 맘만 '제일' 이겠습니까?
내 맘 다독이며 남편 맘도 헤아려주고,
내 맘 누그리며 새끼들 마음대로도 해줘보고,
내 맘 다스리며 구르는 세상 바퀴 열라 쫓아가지요.
그러다 보면 대충은 살아지는거 같습니다.
그래도 살기 버거울 때가 오면
내 맘대로 살 때가 된거죠.
근데 문제는 내 맘이 뭔지 잘 모른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대인들이 '마음을 찾아 떠나는 여행' 뭐 이런거 하나봅니다.
아님 마음을 버리든가, 비우든가...
착한 마음, 곧은 마음, 사랑하는 마음,...
이 중에 제일은 '행할 수 있는 마음' 이라고 내 나이가 말하는군요.
좋은 마음 많이 갖고 마음껏 사세요
*재훈아 자동이체 했다.
듣도 보도 못한 이름 석자가 있걸랑 난줄 알아라
이재훈 (2004/02/06 10:03:43)
선배님 정말 감동적인 글이네요.^^
선배님의 회비는 졸업생 모임에 피가되고 살이 될 겁니다.^^
마음은 우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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