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먹고 사는 일이 걸려 어린 시절 품었던 꿈이나 뜻을 하나씩 잊고 사는 나의 모습이라니.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 깨물면 와드득 깨어질 것처럼 푸른 유리병 같은 하늘을 쳐다보면 왠지 사는 게 뭔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우리 학원 9층 계단참에는 내가 늘 앉아 잠깐 쉬는 자리가 있는데, 그 계단참 중간에 창문이 하나 있다. 그 창문이 만들어 내는 투명한 화폭에는 많은 것들이 지난간다. 푸른 가을 하늘과 서늘한 바람, 제각기 멋대로의 춤을 추는 흰구름들. 가만히 앉아 있으면 구름이 빚어낸는 갖가지 모양새들이 나의 추억을 한번씩 꼬집고 일깨우며 지나간다. 그 작고 네모난 화폭을 바라보며 나는 아주 짧은, 그러나 나를 살아 있게 하는 여유와 상념을 즐긴다. 때론 노을에 붉게 물든 하늘이 그 화폭을 가득 메우고 나도 모르게 그 색깔에 감탄하고 기꺼워 한다.
그래, 사람이란 것이 그리 대단하거나 거창한 무엇보다 삶에서 매일 부딪히는 자잘한 일상에서 숨쉴 힘을 얻는것 같아. 비록 붉고 노라안 단풍에 내 몸이 물드는 꿈까지 꿀 수는 없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나 대신 그 오색의 향연을 많이들 담아 오겠지.
또다시 나의 자리에 앉아 지나가는 구름과 붉은 노을을 보며, 속리산의 가을 경치를 떠올려 본다. 아! 부럽고 부럽도다. 뭔 대단한 일 한다고 이 가을을 이렇게 흘려 보내는지.....
여러분들! 즐거운 가을 산행 되시고, 제 생각 나거든 예쁜 단풍 사진이나 자료실에 올려 주세요.
yunky (2004/10/16 19:03:40)
태일이형은 좋은 선생님일것 같아요..... 마음이 따뜻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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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눈이 부시게 푸르른 가을 날 단풍에 물들고 싶다._bleen/images/comment_del.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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