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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8 19:23:00)
이재훈
백무산 - 체제

체제


                              백무산


  유모차를 끄는 여자들이 앞선 시위대를 가로막고 살기
번득이며 입에 담지 못한 욕설을 퍼부어대는 저 노인들은
누구인가

  해골 문장 얼룩무늬 군복에 검은 안경을 끼고 십자가를
들고 성조기를 흔들며 몽둥이와 가스통으로 위협하는 저
험악한 노인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다 어디로 갔나 했더니 세상이 다 자기들 것인 양
의기양양하던 그들은 다 어디로 갔나 했더니

  납치 살인과 백색테러를 자행하던 독재권력의 정치깡패
들은 늙어서 다 어디로 갔나 했더니 베트남전쟁에 팔려가
서 그 용맹한 잔혹성에 미군들도 혀를 내둘렀다던 특수부
대 용사들은 늙어서 다 어디로 갔나 했더니

  야밤에 휴전선을 뚫고 잠입하여 북한인 수십명의 목을
따고 온다던 그 영웅들과 동족들에게 물고문 전기고문 고
춧가루고문을 일삼던 고문 기술자들은 늙어서 다 어디로
갔나 했더니

  지하로 잠적한 친일파들을 다 불러내어 면죄부와 계급장
과 완장과 총과 몽둥이를 주고 목숨 바쳐 독재권력을 지키
게 한 힘은 실제적인 힘이었지만

  국가에 버림받은 저들은 여전히 면죄부를 받을 곳도 국
가를 위한 테러집단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국밥과 일
당에 다시 팔려와 쭈글쭈글한 주먹의 서글픈 테러와 더러
운 욕설과 저주로 지켜내는 체제가 있으니

  혀를 차고 지나가면 좋겠으나 저것이 아무리 쭈글쭈글해
도 실제적으로 지켜내는 체제와 역사가 있으니 범죄와 배
신과 면죄와 다시 배신으로 지켜내는 체제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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