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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3 19:54:24)
이재훈
92 송정호 - 소금구이
소금구이


                                                             92 송정호(청춘을 새기는 시간)


수산시장엔 새우가 바다를 짊어지고 있었다
장사꾼들의 짭짭한 흥정 소리가 밤을 열었고
퇴근한 발목들은 밀물이 되었다
깃을 세운 비린내들
싱싱한 갯벌을 퍼 담아 장터 가득 풀어 놓았다
깃 쳐진 발목들이 개흙 깊이 깊이 들어갔다

새우는 기다란 더듬이로
저무는 수평선을 끌어다 몸을 숨겼다
썰물은 언제나 빈속으로 돌아갔다
잠 못 이루며 출렁이던 홍등(紅燈)이
후덕하게 천일염을 퍼 주면
새우의 허리로 거친 파도가 덮쳤다
새우보다 더 많은 소금이 톡톡 튈 때마다
착실히 따라온 바다가 붉게 익었다

낮 동안 단단했던 삶이 한 꺼풀씩 벗겨질 때
그 알몸 지키자고 웅그린 허리, 곱사등이가 되었다
초승달이 되어 하늘에 드러누웠다

해일 같던 시간이 바다를 태웠다
바다는 울지 않았다
장터에 몸 풀었던 발목들
거죽만 남은 새우의 허리를 꼿꼿이 펴서 바다로 갔다
그리고
어느새 딱딱한 새벽을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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