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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9 16:29:42)
이재훈
06 박철웅 - 신경
신경


                                                                    06 박철웅(청춘을 새기는 시간)


오늘 내가 먹었던 아침 국물에 들어있던 머리카락은
회색과 검은색 경계를 이루어 반반 나뉘어있었지
염색을 한지 오래 되어서 색이 변한 거였는지
새치가 되려는 그 중간쯤에 탕국에 빠져 버린건지
검은 머리카락이 절반만 뽀얀 사골 국물에 절여진 건지
하얀 밥알과 뻘건 섞박지 사이에 머리를 내민 머리카락은
허겁지겁 국밥을 입에 쑤셔 넣던 내 수저를 멈추었지

열두시 넘어서 먹은 늦은 아침을 우적우적 씹고 있던 나에게
어느덧 습관이 되어 아침인지 점심인지 오락가락 한 상태에
어제 집 앞 24시간 곰탕집에서 싸들고 온 국밥 안에
밤잠을 설치며 주방 구석에서 국밥을 끓이던 아주머니의 머리카락인지
밤낮이 바뀌어 새벽 두시에 국밥으로 허기를 채우던 나의 머리카락인지
새치가 되다만 구부러진 머리카락 한 가닥이
내 종아리부터 머리카락 꼭대기까지 나를 훑게 만들고 있어

하루 종일 국밥 한 그릇 밖에 먹은 게 없는데
머리카락을 건져내고 언제나처럼 국물을 들이마시고 다시 잤는데
여전히 새벽이 되어 허기가 지는 새벽 두 시인데
뱃속에 돼지고기 국물은 아직 온기가 자리하고 있는 것 같아
식지도 않고 내려가지도 않고 내 속을 괴롭히고 있어
어두운 방안에서 나는 얼어붙어 굳어 움직이지 않는데
식어야할 국밥은 가슴에 불을 붙혀 내 몸을 태우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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