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12-04-18 13:08:01)

이재훈

용장사지 가는 길

시집신간 : 그 모든 가장자리, 백무산 2012.3 창비

용장사지 가는 길

백무산

경주 남산 용장사지 가는 길
처음 갔을 땐
어둑한 길을 짐작 하나 앞세우고 지도도 없이 찾아갔다

두번째부터는
못미처 계곡에서 꺾었거나 지나쳐서 모통이를 돌았거나
걸음이 남았거나 숨이 모자라서 헤매다 그냥 왔다

사랑도 그와 같아서
더운 피가 앞선 대로 따라간 처음 사랑은 눈물도 이별도 황홀했다
이리저리 굴려본 사랑은 넘치거나 못 미쳤다

눈을 감고도 길을 찾을 즈음에는 이미
길은 길이 아니라 통로에 불과했다
길을 가고 길을 잊어야 못 본 첫길이 두근거리며 열린다
종일 듣는 바람소리 처음 듣는 소리다

- 감상 -

길을 잊고
길을 가야
길이 보인다
더운 피가 시키는대로

매일 똑같은 세상도
신선하게 보일까


115	기도	이재훈	12/07/25	1808

114	명궁(名弓)	이재훈	12/07/24	1950

113	곰의 방문	이재훈	12/07/18	1819

112	詩대詩 : 해바라기 - 사랑한다	이재훈	12/07/06	1964

111	틈	이재훈	12/07/04	2217

110	불혹에	이재훈	12/07/03	1801

109	반지의 의미	이재훈	12/06/30	1911

108	나도 이제 기와불사를 하기로 했다	이재훈	12/06/28	1975

107	레드카드	이재훈	12/06/25	1844

106	발자국	이재훈	12/06/15	2014

105	29만원 할아버지 [1]	이재훈	12/06/11	1634

104	지진 [1]	이재훈	12/06/1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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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10 김태경 무제 - 도종환 와온에서 [1]	이재훈	12/05/16	2089

96	못 위의 잠 [1]	김태일	12/05/14	2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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