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11-10-13 12:47:45)

이재훈

정호승 : 마음의 똥

마음의 똥

정호승(출처 :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내 어릴 때 소나무 서 있는 들판에서
아버지 같은 눈사람 하나 외롭게 서 있으면
눈사람 옆에 살그머니 쪼그리고 앉아
한 무더기 똥을 누고 돌아와 곤히 잠들곤 했는데
그날 밤에는 꿈속에서도 유난히 함박눈이 많이 내려
내가 눈 똥이 다 함박눈이 되어 눈부셨는데
이제는 아무 데도 똥 눌 들판이 없어
아버지처럼 외롭고 다정한 눈사람 하나 없어
내 마음의 똥 한 무더기 누지 못하고
외롭고 쓸쓸하다

이재훈 (2011/10/13 12:48:08) 글터가 똥 한 무더기 눌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네요


75	추천시인 : 심보선 미망 Bus	이재훈	12/03/19	2023

74	박노해 : 달려라 죽음 [2]	이재훈	12/03/18	1672

73	돌을 던진다	이재훈	12/03/17	1724

72	일년에 열두시인 : 이해인 이사	이재훈	12/03/15	1726

71	시집신간 : 비를 기다리며 - 『뿔을 적시며』(이상국,'12.2 창비)	이재훈	12/03/15	2204

70	詩대詩 : 04 정지문 낯선 번호 - 정호승 문득	이재훈	12/03/13	4254

69	박노해 : 삶의 나이	이재훈	12/03/13	2360

68	꺼꾸로 흐르는 한강	이재훈	12/03/12	1876

67	일년에 열두시인 : 이해인 해녀의 꿈	이재훈	12/03/10	1936

66	시집신간 : 고독이 거기서 - 『뿔을 적시며』(이상국,'12.2 창비)	이재훈	12/03/09	1843

65	詩대詩 : 04 정지문 야경(夜景) - 박노해 탐욕의 열정	이재훈	12/03/09	2187

64	시집신간 : 달려라 도둑 - 『뿔을 적시며』(이상국,'12.2 창비)	이재훈	12/03/04	1939

63	'11문집 : 곰팡이 꽃	이재훈	12/03/03	1870

62	이해인 : 길 위에서 - 『일년에 열두시인 3월』	이재훈	12/03/01	1794

61	'11문집 : 사월 교정	이재훈	12/02/28	2086

60	달리고 싶다	이재훈	12/02/28	1855

59	'11문집 : 바람이 오래 머무는 골목	이재훈	12/02/25	1742

58	한강	이재훈	12/02/24	2169

57	이해인 : 내가 나에게 - 『일년에 열두시인 3월』	이재훈	12/02/22	1647

56	2011년글터문집 : 사장된 빨강	이재훈	12/02/22	1888


[1]..[11][12][13][14][15][16] 17 [18][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