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17-06-29 21:01:40)

이재훈

96 안재호 - 겨울......아직

겨울......아직

96 안재호 (청춘을 새기는 시간)

잠깨울만한
목마름같이
채 피우지 못하고 된서리 맞은
국화가
이젠 보고 싶다.
참수형 당해 강에 버려진
채서방 찾아
강가에 우짖는
아낙의 슬픈 자락처럼
그리움은
사랑하는 사람의 몸을 더듬듯
조심스레
한 움큼식
들려오는데
어쩌나
심장은 아직도 쓸쓸히 뛰고 있고
그리움도 아직 등뒤에 매달려 있는데

사근사근 눈내리는 겨울밤에
외딴 초가
지붕되어 눈
덮히고 싶다.

목덜미가 번뜩일 때까지
흙바닥을 뒹굴러도
골목에 미쳐 침묵하는 어둠
오래도록 몸을 씻어도
더 깊게 스미는 흔적

달은 반만 차고, 우리는 어설피 자라고
꽃은 소리 없이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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