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청호동에 가본 적이 있는지
집집마다 걸려 있는 오징어를 본 적이 있는지
오징어 배를 가르면
원산이나 청진의 아침햇살이
퍼들쩍거리며 튀어오르는 걸 본 적이 있는지
그 납작한 몸뚱이 속의
춤추는 동해를 떠올리거나
통통배 연기 자욱하던 갯배머리를 생각할 수 있는지
눈 내리는 함경도를 상상할 수 있는지
우리나라 오징어 속에는 소줏집이 들앉았고
우리들 삶이 보편적인 안주라는 건 다 아시겠지만
마흔해가 넘도록
오징어 배를 가르는 사람들의 고향을 아는지
그 청호동이라는 떠도는 섬 깊이
수장당한 어부들을 보았거나
신포 과부들의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는지
누가 청호동에 와
새'끼줄에 거꾸로 매달린 오징어를 보며
납작할 대로 납작해진 한반도를 상상한 적은 없는지
혹시 청호동을 아는지
- 감상 -
지난주에 휴가로 속초, 평창에 갔었습니다.
첫날부터 비가와 비도 피할 겸
속초시청박물관에 갔었는데 속초의 역사가 잘 정리되어 있더군요.
속초는 여러 번 갔었지만 박물관에 가보니
지금까지 겉핥기로 속초에 왔다 가지 않았나 생각되어 졌습니다.
속초가 고려시대때 발해의 영토였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속초시청박물관에는 발해역사박물관도 있습니다.
속초의 음식문화는 한국전쟁때 이북지역에서 피난온
실향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더군요.
혹 속초에 여행 가실 분이 계시다면 속초시청박물관에 들린 후
속초를 여행한다면 좀 더 알찬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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