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17-06-17 23:42:31)

이재훈

88 서영민 - 金사장 들으시오

金사장 들으시오

88 서영민(청춘을 새기는 시간)

성북동 2층집에 사는
金사장은 자가용에 색동저고리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놓고
더욱 잘살게 해달라 절할 때

구로공 여공 작은 방안엔
흑백TV에 설날특집쇼가 화려하게 떠들어대고
멍하니 쳐다보던 여공
저녁밥 짓기 위해 정부미 자루를 잡는다
한 공기 쌀을 바가지에 담아 손을 담그면
오늘따라 물이 차갑게 느껴진다

강남 APT에 사는 金사장집엔
아침부터 선물이 가득
온가족이 모여 요즘 사업이 어쩌구 저쩌구
......
한바탕 웃음꽃이 필 때

영등포 골목에 사는 여공은
추석때 꼭 이번 추억땐 흐느끼며
보고픈 가족 그리워 어느새 누가에 손을 올리며
얼마 안되는 저금통장을 보며 눈물을 닦는다

金사장 들으시오!
당신 재산 좀 나눠주슈
누구덕에 돈 쌓고 사는지나 아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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