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엽 어린 싹이
손가락을 비틀며 올라온다
줄기와 뿌리 모두가
저거 하나를 밀어올리는 게
생의 전부였다는 듯
나무도 그쪽만 들여다보고 있다
어제는 조봉암이 사형 오십이년 만에
무죄선고를 받았다는데
오늘 아침엔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묻던 소설가 돌아가셨다
꿈이 우리를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었는지
얼마나 가혹한 형벌이었는지 알고 있지만
관엽이여
그래, 우리가 꿈꾸지 않으면
이 엄동에 누가 아름다운 꿈을 꾸겠는가
꿈의 어린 혀,
어둔 흙 속에서도 스러지지 않는 열망이여
연두여,
- 감상 -
독립운동가인 조봉암 선생은 1959년 이승만 정권 때
국가보안법 위반죄(간첩죄)로 사형을 당해 돌아가십니다.
2010년 유족들이 대법원에 재심을 청구한 후 2011. 1월
52년만에 조봉암 선생은 국가변란과 간첩협의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받게 됩니다.
조봉암선생은 국회의원과 농림부장관을 역임했고
1952년 1956년 대통령 선거에 나와 각각 2위를 했었는데
지지율은 급증하는 추세였나 봅니다.
1957년 조봉암선생이 진보주의 가치를 내걸고 진보당을 창당하고
이승만정권에 위협이 심화되었다고 하네요.
마침 간첩사건이 터지고 검찰에서 조봉암 선생을
배후로 지목하게 되면서 결국 북한에서 자금을 지원 받았다는 혐의로
국가보안법으로 사형을 당하게 됩니다.
요즘 독립운동가들의 삶에 대해서 관심이 많이 가게 되는데요.
김원봉선생 등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의 삶이 해방된 조국에서
오히려 독립운동가들을 잡아죽인 친일경찰들에 의해 빨갱이라는
이름으로 괴롭힘을 당하거나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슬픔을 느끼게 됩니다.
김원봉 선생은 우리나라에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조선인으로
일제 당시 조선인 현상금 순위 1위 였다고 합니다.
일본 주요시설 폭탄테러와 요인 암살을 굉장히 많이 하셨더군요.
의열단, 조선의용대를 만들고 임시정부때는 광복군 부사령관을
역임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방 후 극우세력과 친일파들의
괴롭힘이 심하였고 친일경찰 노덕술에게 화장실에서 바지가
벗겨진 채로 끌려가 공개적으로 뺨을 맞는 등 심한 모욕과 고문을
당한 후 구치소에서 풀려 났는데 4일 동안 통곡을 헀다고 합니다.
"내가 일본놈과 싸울 때도 이런 수모는 당하지 않았는데 해방된
조국에서 악질 친일파 놈들에게 이런 수모를 당하는 구나.
남한에서는 왜놈들 등살에 못살겠다."
그래서 월복을 하는데 김일성에 대항하는 연변파에 있으면서
미제국주의의 간첩이라는 명목으로 숙청을 당하게 된다고 하네요.
반면 대표적인 악덕 친일경찰인 노덕술 같은 경우는 수도경찰청 수사과장
경기도 경찰청 보안주임 등을 역임하며 부귀영화를 누리고 그의 아들
노재봉은 미국 유학 후 서울대 교수가 되어 노태우 정권 때 국무총리를
역임하고 물러난 후에도 대학총재 등 우리사회의 지도층 역할을 계속
했더군요.
종북세력 논란으로 이명박 정권의 실정이 축소되거나 감추어지면서
주류언론들 등이 흐름을 이상하게 전개시키려고 하는
현실을 보면서 조봉암선생의 그때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요?
조봉암선생의 파란망장 했던 삶을 생각하면서
이 시를 읽으면 시가 더 가슴에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김태일 (2012/06/06 08:32:18)
역사는 결코 순리대로 흐르지 않는다. 늘 그 흐름을 지켜보고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이상 수많은 인류의 행동이 모여서 만드는 세계사라는 한 편의 영화는 항상 상상 이상의 비극과 처참함, 생명을 말살하는 참극으로 마무리되고 만다. 우리의 역사도 옳고 그름의 최소한의 정리정돈, 괴거 청산, 심한 말로 숙정(혹은 숙청)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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