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졸업생 문학합평회는 성석제 소설을 가지고 하려고 합니다.
(회사에서 계속 딱딱한 글들만 보다보니 글도 잘 안써지네요.^^)
성석제 소설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쉽고, 짧고
제가 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효율성(잛은 글로 2~3시간짜리
영화 못지 않은 감동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때문인데
성석제 소설은 무엇보다 짧고
더군다나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어서 시보다 좋네요.^^
감히 나도 이런 소설 한 번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졸업생 분들께서는 다들 먹고사는데 바빠서 소설책이나 시를
붙잡고 있을 시간이 없으실 것 같은데...
그렇게 사시면 안되겠죠.^^
이번 기회에
서점에 가서 성석제 소설을 한 권 사서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읽어 본 소설은 총 3편인데
"재미나는 인생"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입니다.
각각의 소설책에 대한 간단한 평을 인용하자면
[재미나는 인생] "허리를 비틀며 한바탕 크게 웃고 싶은 책"
"재미나는 인생"에 든 글들은 단편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짧은
소설들이었는데 나는 그중의 한 편을 읽다가 그만 전철안에서
비죽비죽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졌다. 허리를 비틀며 한바탕
크게 웃고 싶은 걸 참는다는 게 그렇게 고통스러운 줄은 몰랐다.
나는 참을 수가 없어서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고 말았다.
텅 빈 승강장에서 실컷 웃고 나서 다음 차까지 몇 편을 더 읽었는데,
그 안에는 웃기는 얘기만 있는 게 아니었다. 박완서 작가
성석제에게 소설은 "근대의 서사시"가 아니라, 그보다 더 오랜
뿌리와 더 깊은 충동에 기원을 둔 '이야기'의 일종이며,
그것도 '작은 이야기'일 뿐이다.
여기서 소설은 '거짓말'이며, 거짓말은 일단 '재미있고 봐야
한다는 이 작가 특유의 소설관이 나온다. 진정석 문학평론가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 거침없이 터지는 유쾌한 웃음 -
성석제의 글은 위험하다. 폭발물이기 때문이다.
이 폭발물은 독자의 눈길이 가 닿는 순간, 째깍째깍 초침이 돌아간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아직 실밥을 뽑지 않은 환자, 만삭의 임산부,
조증상태의 조울증 환자, 시험을 코앞에 둔 학생들에게는
이 책을 권하고 싶지 않다. 다시 수술을 해야 하거나
시험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독자들은
그토록 부상(재채기처럼 연속적으로 터져나오는 웃음)을 당하면서도
책을 덮지 않는다. 웃음 폭탄 세례를 받을 때마다
나와 너, 이웃과 세상이 전혀 새롭게 보이기 때문이다. - 이문재 시인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
성석제 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장삼이사들 이야기여서 편한 마음으로 읽게 되는데, 얼라? 담담온화
하게 비롯되던 이야기가 엇모리 지나 자진모리 거쳐 휘모리로 숨가
쁘게 넘어가는 것이니, 저도 모르게 손에 땀이 나는 것이다. 별것도
아닌 소재라도 성석제 손에만 들어가면 시김새 붙고 그늘 짙은
수리성으로 기막히게 재미난 이야기가 되니, 이 기절초풍하고
혼비백산하는 "컴본주의" 시대에 독자들이 행복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김성동 소설가
"재미나는 인생"에 있는 소설 중 잛은 단편소설을 하나 소개드리고
마치겠습니다.
- 감시 -
어느 화장실에 갔다가 다채로운 낙서가 적힌 벽과 직면하게 되었다.
낙서에는 간단한 인생론에서 농담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성적 체험을
묘사한 낙서, 그 낙서의 비윤리성을 비난하는 욕설, 그 욕설에 대한
반론, 반론에 대한 비평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정말 벽 한가운데에 갖가지 낙서를 압도할 만한 큰 글씨에,
당당하게 잘 쓴 필체로 된 화장실 주인의 낙서가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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