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임신중에 가입했던 카페에서 병원의 분만과정과
우리나라의 전통 분만법으로 분만을 실시하고 있는
조산원의 분만과정 비교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근대 의학의 발달과 함께
인간의 생명은 다소 연장되었을지 몰라도
최소한 출산과 생명에 대한 의식은 병원의 의료체계와 의료문화 때문에
다소 무시되어 왔다.
산모가 밝은 불빛 아래서 불편한 자세로 진통을 겪고
출산이라는 개인적인 체험이
복잡하고 시끄러운 환경 속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도 르바이에 박사는
분만 시에 의사와 부모는 아이를 보고 모두 웃고 있으나
태어나 거꾸로 들려진 아이만 유독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운다는 것은 뭔가 불편하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
엄마의 자궁 속과 같은 어두운 조명 아래서 분만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 신기할 것이 없다.
우리나라의 전통 분만 방식은 어둑어둑한 조명 아래서 아이를 받아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현재의 출산방식은
의료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병원의 방어적인 출산방식이라 할 수 있다.
제왕절개, 무통주사, 유도분만, 관장 및 회음부 절개 등은
산모에게 출산의 고통을 더욱 가중할 뿐이다.
이는 아이와 산모가 자연스럽게 진통을 겪고 나와야 하는
생명탄생의 시작에 방해물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분만에서는 거꾸로 선 아이도 배를 가르지 않고 받아냈으며,
아두가 너무 크다 해도 자연분만에는 무리가 없었다.
아이가 엄마의 자궁문을 열고 세상에 나오는 일은
엄마만큼이나 생사를 담보로 한 목숨을 거는 일이다.
엄마는 아이가 세상에 나오기 위해 자연스럽게 진통에 몸을 맡기고
아이와 함께 호흡하면서 아이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진통이란 것은 사실 아이가 세상에 나오기 위해
엄마의 뱃속에서 안간힘을 쓰는 것에 다름아니다.
진통이란 것은 참으로 신기하게도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숨가쁘게 매순간이 진통으로 인해 아픈 것이 아니라
10분에 40초 간격으로 두번, 혹은 세번, 이런 식으로 온다.
진통을 느끼지 않는 순간에는
농담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아픔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이때를 가진통이라 한다.)
이는 아이가 엄마에게 "나 나가요."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출산이 임박했을 때 느끼는 진통은
자궁문이 5~7센티가 열렸을 때 느끼는 진통이다.
물론 이때도 잠시의 휴지기를 가지면서 진통이 온다.
이렇게 진통 중간중간에 휴지기가 있는 이유는
아이가 조금씩 쉬어가며 나오려 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런 분만방식은 아이에게 엄마가 몸을 맡기는 것이다.
이는 자연에 몸을 맡기는 것과 같은 원리인 것이다.
이렇게 자연에 순응하여 세상에 태어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차이점은
금방 드러나지는 않아 보여도
뭔가 분명한 차이점이 있으며
아이의 정서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태어났을 때 아이가 겪은 첫경험은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무의식에서 작용한다고 한다.
아이에게 세상에 나오는 일이 고통스럽고 무서운 일이라는 기억보다는
이 세상이 그를 위해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으며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엄마의 자궁처럼 편안한 곳이라는 기억을 남겨주는 것이
모든 엄마의 바람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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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분만, 폭력없는 탄생, 평화로운 탄생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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