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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1 20:47:37)
98 태훈
4월 글터문학상 수상작 (나의 일관성 없는 시)
▣ 04년 4월 글터문학상 수상작은 00학번 신승원 님의 연작 시
'나의 일관성 없는 시'입니다
심사는 93학번 모우 김자영 선배께서 해주셨습니다.
바쁘신 일과를 쪼개 시를 읽고
심사를 해주신 선배님께 감사드리며
4월의 수상자에게는 졸업생 위원회에서 준비한
도서상품권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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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관성 없는 시 -- 승원

<가을과 겨울>

바람이 옹기 하나를 빚고
도망가 버렸다
가을은 그런 계절
옹기쟁이(→ 옹이장이)는
잘 익은 옹기 속에서 눈을 감았다
성기빛 가을이 갔다

쉰냄새 나는 그릇 깨뜨리러(→쉰 냄새나는 그릇 깨뜨리러)
누군가 겨울산을 오를 것이다


<감기>

코가 맹맹했다
머리 속에 새 날아와 한바탕 쪼고 나니
으슬으슬 추웠다
일찍 자리를 폈다
이렇게 아플 때마다
나는 또 엄마 생각이 났고
잠과 꿈 사이를 뒤척이고 있을 때
엄마는 내 쪽으로 걸어오곤 했다
천천히 그러나 너무 멀리 있어서
나에게 닿으려면 아직도 수십년
그 때에도 엄만 늙지 않았겠지?
약 한 첩을 지어먹고 거울을 봤더니
조금 수척해 있었다
평소보다 쭈글쭈글해 있었다
나는 젊은 엄마 모습이 떠올라 피식 웃었다
젊은 엄마 엄마도 이제 푹푹 썩으셔야 할텐데 (→ 할 텐데)
어서 빨리 흙이 되세요 바람에 날리세요
꿈에 오시지 말고 나부껴 귓속말로 오세요
엄마 들으면 서운하실까
나는 아직 엄마에게 장난을 치고
알겠노라는 대답 들리는 듯 했지만 믿지 않았다
그 날 밤, 엄마는 내게 다시 오셔서
내 누운 자리 머리맡까지 오셔서
뜨거운 손 얹어보다 가셨다
풀풀한 감기로 왔다 가셨다


<사랑의 연습>

생각은 무동력 오토바이다
상처의 지도를 펴면
거침없이 달린다
헤이, 야 타! 하면
국적불문. 누구라도 여분의 헬멧을 써주었고
어디로 가지? 그가 물으면
원하는 곳 어디든지
나는 시동을 걸고 부릉부릉
사랑의 바다를 건넌다


<외출>

그가 탄 버스를 향해 화물차 경적소리가 돌진해왔다.
선글라스 낀 운전사 입을 벌린 채 급하게 급하게 핸들을 꺾지만
돌이킬 수 없이, 멈출 수도 없이
조용히 도약했다. 오, 관광버스
비닐하우스 농가를 향해
무방비의 육체가 떠올랐고, 떠올랐다가
튕겨 쓰러지는 동작으로 떨구어졌다.
뭉개진 비닐하우스. 유리비가 퍼붓고
옷과 살점이 짓이겨졌다.
36.5도씨의 피가 솟구쳤고, 솟구쳤다가
흘렀다. 정신이 피에 섞여 새어나왔다.
붉은 피의 붉음 속으로 들어가
흘러내렸다. 참혹한 표면을 꼬물꼬물 기었다.
유리조각철조각부러진가지들흙과피먼지들냄새들비명소리들
사이로 그의 정신이 외출했다.
순한 거죽을 찾아 길을 떠났다.

<효모>

그의 마음은 한 때 감옥이었다
눈동자가 깊은 수인들이 살고 있었다
침묵의 실로 지은 죄수복을 입고
철 지난 공기를 나누어 마셨다
환기구에선 퀴퀴한 냄새가 날 뿐
바람은 어디에서도 불어오지 않았지만
머리가 아프지도 토할 것 같지도 않았다
아무 생각없이 심호흡 하듯 (→ 생각 없이)
조용히 숨을 쉬었다
어느 날은 내쉬는 것을 잊어버리고
온종일을 들이마시기도 했었다
눈동자의 골이 지하실처럼 깊었다
남은 정신의 줄을 놓치지 않으려
수인들은 서로 등을 기대거나 부둥켜 안고 있었다 (→ 부둥켜안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 밀착한 나머지
오래 기대었던 등은, 손과 발은 아예 눌러붙기도 했다 (→ 눌러 붙기도 했다)
머리는 여럿이었지만 생각은 모두 똑같아졌으며
외따로 숨을 쉬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코와 입, 내장의 일부까지 조금씩 붙여 나갔다(→ 붙여나갔다)
하나의 폐 하나의 기관지 하나의 긴 코와 입이 만들어지고
얼굴과 몸통이 몇 배로 커졌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오래지 않아 얼굴은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몸통 속에 파묻혔다
가느다랗던 팔과 다리는 썩어 떨어져 버렸다
그들은 완전한 하나의 덩어리
펑퍼짐하고 탄력있는 빵이 되었다 (→ 탄력 있는)
뼈와 살이 부풀은 고깃빵이었다
빵이 된 수인들은 먹음직스러운 냄새를 풍기며
그의 생각의 침샘에 침이 고이게 했다
생각의 위장에 위액이 흘러나오게 했다
그가 어서 먹어주기만을 간절히 기다렸다


모우 (2004/05/01 23:33:00)

옹이장이,,오타,, ---> 옹기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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