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14-02-27 00:25:44)

이재훈

김주대 - 노래가 된 골목

노래가 된 골목

김주대

백점을 맞은 것일까
책가방을 맨 아이가 붕어처럼 입을 벌리고
노래를 부르며 지나간다
골목길 벽이 아이의 노래를 받아
들썩들썩 스피커처럼 소리를 쏟아낸다
노랫소리로 환하게 채워지는 골목
관악기 구멍처럼 운다
정신없이 모이를 쪼아 먹던
비둘기 몇마리 까만 음표로 날아오르고
목청껏 노래를 입에 문 아이가
걸어가고 있다
골목 끝에 목련나무가 하얀 봉을 잡고 흔들흔들
지휘를 하고 있는 걸 나중에야 알았지만
아이의 목구멍처럼 바알갛게 달아오르는 골목
아이의 노랫소리를 따라
담장 아래 새로 나온 풀들이 허리를 흔들고
봄날 한쪽에
아직은 이런 쩌렁쩌렁한 어린 노래의 골목이 있으니


195	길 [1]	이재훈	12/09/20	1811

194	잠비	이재훈	14/06/21	1812

193	15 조현우 - 화살	이재훈	17/05/17	1812

192	이해인 : 길 위에서 - 『일년에 열두시인 3월』	이재훈	12/03/01	1814

191	09 박기훈 - 비	이재훈	17/05/26	1814

190	도종환 - 첫매화	이재훈	14/03/05	1818

189	맑고 향기롭게, 입가에는 미소가 그치지 않으리 (길상사 템플스테이 수기)	채남재	13/06/26	1821

188	가을, 이 계절	모우	05/11/06	1823

187	얼음 연못	이재훈	13/02/27	1824

186	목효근 - 섬	이재훈	14/04/27	1825

185	불혹에	이재훈	12/07/03	1829

184	정호승 : 고래를 위하여 [1]	이재훈	11/10/12	1830

183	강연호 - 비단길2	이재훈	14/07/15	1836

182	88 서영민 - 金사장 들으시오	이재훈	17/06/17	1836

181	기도	이재훈	12/07/25	1837

180	용장사지 가는 길	이재훈	12/04/18	1838

179	정호승 : 마음의 똥 [1]	이재훈	11/10/13	1843

178	광교산	이재훈	13/08/22	1843

177	곰의 방문	이재훈	12/07/18	1844

176	슬픔 [1]	이재훈	12/05/1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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