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로 만든 벽, 끝없는 계단
상념의 횃불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오른다
망각은 언제나 걸음이 늦다
금고 속에 보관된 후회
열쇠는 오래 전에 잃어버렸다
어지럼증은 만성적이다
높은 곳을 좋아하는 자들은
눈을 감고 끝없이, 끝없이
내려가기에는 이미 늦었다
----- 감상 -------
오늘 천용이(11학번)와 통화를 할 일이 있어서
천용이의 시를 찾아서 읽어 보았습니다.
이해인의 시는 맛도 쉽게 알고 맛있고 몸에 좋은 과일같은 시라면
천용이 같은 시는 오래 십을 수록 맛이 우러나오는
그런 음식이 뭐가 있죠? 두리안 같은 시
처음에는 모르겠는데 읽을 수록 좋은 시
그런 시 같네요.^^
연대기 1, 2, 3 씨리즈가 있는데
그중에 그나마 제가 좀 이해되는 것 같은 시를 올렸습니다.^^
이런 시는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두고 음미하면서 읽어야 좋은 것 같습니다.
지금 맥주를 마시고 있긴 하지만요.
오늘 같이 맑은 날은 한강에서 맥주를 마셔야 하는데...
시의 해석에 정답이 있을까요?
시는 오독의 매력이 있는 문학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오독은 그냥 제 마음속에 담아 두겠습니다.^^
우선 언어들이 멋있는 말들이 많네요.
'언어로 만든 벽'
그러고 보면 사람들은 언어로 자신의 벽을 만들죠.
무형의 벽인데도 사람은 자신의 말로 자신을 가두기도 하고
자유롭게도 합니다. 신기하네요.
'상념의 햇불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이 표현도 멋있네요.
불이 그림자가 있다는게 정말 멋진 표현입니다.
'금고 속에 보관된 후회
열쇠는 오래전에 잃어버렸다.'
세상에는 어떻게 할 수 없이 가슴속에
담아 둘 수 밖에 없는 후회들이 있죠.
끄집어 낼 수도 없고 완전히 잊을 수도 없고
정말 금고속에 담아 둘 수 밖에 없는 후회들이 있습니다.
언어로 만든 벽에 갇혀서
자신만의 햇불을 들고
끝없이 계단을 오르는 사람이 보이네요.
그 불은 일견 밝아 보이지만 그림자가 있습니다.
편견으로 가득차서 위로 오르는 삶은
금고속에 가도둘 후회를 남길 수 밖에 없나요?
"높은 곳을 좋아하는 자들"
지금까지 저의 오독이었습니다.
다른 연대기 시간 날때 읽어 봐야 겠군요.^^
이재훈 (2016/05/05 00:47:12)
그렇군요. 사람이 만든 연대기라는게 이 시 같은 면이 있는 건가요?
이재훈 (2016/05/07 22:55:26)
인류의 역사는 '첨탐속에 갇힌 기억', '언어로 만든 벽' 같은게 있네요.
/images/view.gif)
/images/w_name.gif)
/images/w_subject.gif)
박천용 - 연대기2/images/i_list.gif)
/images/i_prev.gif)
/images/search.gi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