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14-04-09 08:39:20)

이재훈

송경동 - 똥통 같은 세상

똥통 같은 세상

송경동(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나이 먹으며 알게 된 것은
내가 높은 꿈보다 낮은 똥을 안고 살아온 시간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지금쯤 내 똥이
얼마나 무르익어 어느 선까지 내려와 있는지
아는 것이다 어려서는 며칠에 한번씩 싸기도 했지만
왠만하면 날마다 먹은 만큼은 똥을 싸는 게
건강한 일이라는 것이다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크게 배설하는 일보다 조그만 변기 위에 앉아
힘주어 굵은 똥 싸는 일이 그나마
세상을 위해 거룩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위대한 것들보다 그 위대한 것들이 싸놓은
똥을 연구하는 것이 더 풍부하고 진솔한 것이다
먹은 만큼도 싸지 못하는 불구의 기계들이
어딘가 얹혀 세계를 병들게 하는
이 똥통 같은 세상에서
당신이 달콤한 꿈을 꾸는 동안
나는 검게 그을린 똥을 구웠다고 할 것이다
당신이 철학을 했다면
나는 똥을 했다고 할 것이다

- 감상 -

시대를 아파하고 세속에 분개하느 마음이 없이 쓰는 시는 시가 아니다 - 정약용
(출처 : 이 개만도 못한 버러지들아)


135	인생극장	이재훈	12/11/28	1941

134	류시화 - 얼음연못	이재훈	17/01/26	1943

133	이상국 - 청호동에 가본적이 있는지	이재훈	14/08/11	1945

132	일년에 열두시인 : 이해인 해녀의 꿈	이재훈	12/03/10	1947

131	詩대詩 : 06 김영상 굳은살 - 이상국 혜화역 4번 출구	이재훈	12/03/19	1950

130	이건창 - 곡마단 뒷마당엔 말이 한 마리 있었네	이재훈	14/08/29	1951

129	시집신간 : 달려라 도둑 - 『뿔을 적시며』(이상국,'12.2 창비)	이재훈	12/03/04	1952

128	김남주 - 종과 주인	이재훈	14/04/15	1955

127	좋은 나이 마흔	이재훈	12/09/28	1959

126	10 이재섭 하늘바라기 - 이정록 마흔셋 - 박노해 이상理想	이재훈	12/05/05	1959

125	87 김태일 - 태양의 유효기간	이재훈	14/12/16	1963

124	김주대 - 노래가 된 골목	이재훈	14/02/27	1965

123	명궁(名弓)	이재훈	12/07/24	1966

	송경동 - 똥통 같은 세상	이재훈	14/04/09	1968

121	5월밤	야생초	03/05/20	1980

120	詩대詩 : 해바라기 - 사랑한다	이재훈	12/07/06	1980

119	김주대 - 영혼의 인간	이재훈	17/03/05	1981

118	최정희 - 밑줄 쫙 별표 다섯	이재훈	14/06/23	1987

117	도살장은 무죄다 [2]	이재훈	12/09/07	1990

116	2002년 문학세계 1월호 신인당선작 5	송정호	03/03/17	1994


[1]..[11][12][13] 14 [15][16][17][18][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