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14-07-20 00:25:49)

이재훈

신경림 - 담담해서 아름답게 강물은 흐르고

담담해서 아름답게 강물은 흐르고

신경림(사진관집 이층, 창비, 2014.1)

폭풍이 덤벼들어 뒤집어놓기도 하고
짐승들이 들이닥쳐 오물로 흐려놓기도 하는
강물이 어찌 늘 푸르기만 하랴
산자락에 막혀 수없는 세월 제자리를 맴돌고
매몰찬 둑에 뎅겅 허리를 잘리기도 하는
강물이 어찌 늘 도도하기만 하랴
제 속에 수많은 사연과 수많은 아픔과
수많은 눈물을 안고 흐르는 강물이 어찌 늘
이슬처럼 수정처럼 맑기만 하랴
그래도 강물은 흐르니 세상에
마실 것도 주고 먹을 것도 주면서
노래도 되고 애기도 되면서
강물이 어찌 늘 고요하기만 하랴
자잘한 노여움과 하찮은 세새움에 휘말려
싸움과 죽음까지도 때로는 안고 흐르는
강물이 어찌 늘 넓기만 하랴
어르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고 때로는
하늘의 힘을 빌려다 마을과 들판을
눈물로 쓸어버리기도 하는 강물이
제 몸까지 내던지며 하늘과
땅을 한바탕 뒤집어놓는 강물이
어찌 늘 편하기만 하랴

강물이 어찌 유유하기만 하랴
강물이 어찌 도도하기만 하랴
그래도 강물은 흐르고
담담해서 아름답게 강물은 흐르고


95	시를 평론한다는 사람들에게	류시화	03/07/31	2234

94	시좀써서올립시다	관리자	04/01/31	1657

93	시집신간 : 고독이 거기서 - 『뿔을 적시며』(이상국,'12.2 창비)	이재훈	12/03/09	1847

92	시집신간 : 끌 수 없는 불 - 『그 모든 가장자리』(백무산,'12.3 창비) [1]	이재훈	12/04/09	1730

91	시집신간 : 달려라 도둑 - 『뿔을 적시며』(이상국,'12.2 창비)	이재훈	12/03/04	1941

90	시집신간 : 밥상을 버리며 - 『뿔을 적시며』(이상국,'12.2 창비) [1]	이재훈	12/03/20	2151

89	시집신간 : 비를 기다리며 - 『뿔을 적시며』(이상국,'12.2 창비)	이재훈	12/03/15	2209

	신경림 - 담담해서 아름답게 강물은 흐르고	이재훈	14/07/20	1900

87	신경림 - 봄비를 맞으며	이재훈	14/04/24	1834

86	신경림 - 쓰러진 것들을 위하여	이재훈	14/04/24	1640

85	싹 [1]	이재훈	12/05/29	1895

84	씨앗불	이재훈	13/06/24	1601

83	아이들은 사는 것을 배운다	이재훈	12/09/26	1644

82	안도현 - 북항	이재훈	17/04/22	1451

81	안에서 - 전남진 -	남재	03/12/22	1891

80	어딜가시나요? [4]	곽병훈	06/01/04	2575

79	얼음 연못	이재훈	13/02/27	1809

78	연 날리기	이재훈	12/04/02	1591

77	옛 노트에서 - 장석남 - [105]	들꽃날꽃	04/04/06	3255

76	오규원 - 나무와 허공	이재훈	14/12/05	2030


[1]..[11][12][13][14][15] 16 [17][18][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