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15-12-03 17:36:06)

이재훈

김주대 - 진화론

진화론

김주대(그리움의 넓이, 창비, 2012년)

벼랑 끝에 이른 삶은 허공에서 길을 찾는다
그때
몸 전체가 허공을 만지는 눈이어야 한다

(땅에서 추방된 새는 하늘에 터널을 뚫는다)

길 아닌 길을 밟는 몸 전체가
지네처럼 섬세한 발이어야 한다

(빛에서 추방된 벌레는 눈을 감고 땅속을 전차처럼 간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공포가
생을 전향시킨다
눈이 없던 곳에 눈이 생기고
온몸에서 발이 자란다

(사실, 모든 진화는 징그럽고, 괴물은 새로운 곳에서 탄생한다)

- 감상 -

시집이라는 것은 신비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시가 지금은 눈에 들어오네요.


355	99 노경훈 - 지하꽃	이재훈	17/07/29	1014

354	99 김종식 - 무제	이재훈	17/07/29	888

353	99 김선태 - 한 마리 개미의 죽음에 이르는 路程	이재훈	17/07/29	3438

352	98 임태훈 - 못 다한 말	이재훈	17/07/29	815

351	10 정명지 - 봄이 내린다	이재훈	17/07/29	940

350	10 최민석 - 탯줄	이재훈	17/07/29	952

349	93 김모우(자영) - 별의 거리	이재훈	17/07/29	845

348	03 조윤 - 입산 금지의 치악산, 산행	이재훈	17/07/25	1074

347	95 장원재 - 독사	이재훈	17/07/25	889

346	89 정성호 - 슬픔에 관하여	이재훈	17/07/25	954

345	08 조철환 - 눈	이재훈	17/07/25	977

344	00 노가영 - 생의 충동 1	이재훈	17/07/25	1049

343	16 이명은 - 일어나기 위해서	이재훈	17/07/23	1102

342	06 성유진 - 햇살같이	이재훈	17/07/23	1097

341	12 김재희 - 나는 소리가 좋다	이재훈	17/07/22	1100

340	04 김송화 - 식구	이재훈	17/07/16	1242

339	88 하주찬 - 겨울비	이재훈	17/07/16	1196

338	99 김선태 - 춘천행	이재훈	17/07/16	1238

337	97 문주희 - 해빙	이재훈	17/07/16	1185

336	06 정지종 - 이별 보고서	이재훈	17/07/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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