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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10 13:58:35)
서정변태
난뇌가없어.hwp (33.6 KB), Download : 21
<글터괴수열전> 제 4 화 : 난 뇌가 없어 (2) (92 송정호편)
제3화 : 난 뇌가 없어 (2)




2 그의 머릿 속 무엇

후에 그와의 대면은 주로 msn 메신저와 몇몇의 술자리를 통해 이루어졌다. 오늘 메신저에 떠 있는 그의 대화명은 【월출산 구름다리 위에서의 정사】이다. 종종 느끼는 바이지만 이토록 신기한 상상을 하고 살 정도면 머리 속에 뭐가 들었을까 싶다. 종종 글터졸업생 홈페이지나 msn으로 망발을 일삼는 나에게 그는 만나면 머리를 부셔버리겠다는 위협을 가하곤 한다. 내가 궁금하다고 해서 그와 같이 머리를 부수거나 쪼갤 일은 만무하다. 다만 이때까지 내 귀로 흘러들어온 그의 말들과 msn 기록등을 근거로 그의 머릿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 짐작해보고자 한다.

다음은 며칠 전 그와 나눈 신년 대담이다.

(i) 갈 之자 한 걸음. : 어제 술먹고 뻗었습니당. 지금 겨우 안경 찾았어요;; ㅡㅡ;
(W)[어쩌면 판도라를 향한 이카루스의 날갯짓이었을지도 모른다] : 음 그렇군
(i) 갈 之자 한 걸음. : 아... 어쩌면 좋습니까..
(W)[어쩌면 판도라를 향한 이카루스의 날갯짓이었을지도 모른다] : 어쩌면 좋긴..... 죽을 때까지 계속 술을 먹고 뻗어부러~
     - 중략 -

(i) 갈 之자 한 걸음. : ㅠ.ㅠ 어떡하면 좋습니깡;; ㅠㅠ
(W)[어쩌면 판도라를 향한 이카루스의 날갯짓이었을지도 모른다] : 어떡하긴 뭘 어떡해..... 살인을 저지른 것도 아니구만. 걍 신경꺼
(i) 갈 之자 한 걸음. : 흑주 한명, 소주 한병 반 뒤로 기억이 없습니당;
(W)[어쩌면 판도라를 향한 이카루스의 날갯짓이었을지도 모른다] : 기억이 없으면 기억이 없는 대로 살어..... 안 나는 기억을 왜 하려고 애쓰나
(i) 갈 之자 한 걸음. : 아...그런가요??
(W)[어쩌면 판도라를 향한 이카루스의 날갯짓이었을지도 모른다] : 당빠지

자, 여기까지.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론 필자가 벽두부터 술먹고 뻗은 행위에 대해서는 왈가불가하지 말길 바란다 -_-;; 그것은 문제의 초점이 아니다. --; 대부분의 글터인들이 알고 있듯이, 물론 나도 알고 있었고 92학번 송정호 괴수의 평소 술에 대한 집착은 남다르다. 본인이 들은 바로는 전날 술을 먹고 다음날 일어나니 길바닥이더라는 얘기가 숱하게 나돌았다고 한다. 심지어는 배우자를 만나게 된 과정도 그러한 과정을 거쳤다는 소문이 있다. 조금 자세히 말하자면 길바닥에 버려져 있는 그를 어느 맘씨 고운분이 집에 머슴이 부족하여 데려다 쓸려고 했다는 설이 있다. 믿거나 말거나, 본인이 정초부터 술먹고 기억이 없는 관계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하여 그에게 급히 자문을 구하였는데, 그의 답변이 위와 같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왜 기억하고 사냐는 것이다. "당빠지" 저 말이 메신저 위로 나타나는 순간 내 눈동자가 분열하고 있음을 직감했다. 나는 놀랬다. 과연 무엇이 그로 하여금 저런 생각을 하게 했을까...

이 일화에 대한 고찰로서 일단 그의 머리 속에 있는 무엇이 기억 퇴행을 강요하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그런데 필자가 관찰한 바로는 기억퇴행 작용 뿐만 아니라 그 머리 속 무엇은 상당히 폭력성을 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 msn 기록을 참고하자.

2003-12-17  오후 5:37:03
(W)[너는 미시령으로, 나는 한계령으로... 그렇게....] : 남재야 저번에 퀴즈 그 답이 뭐여?
2003-12-17  오후 5:52:46
(W)[너는 미시령으로, 나는 한계령으로... 그렇게....] : 남재야 형 말을 씹나?
2003-12-17  오후 5:52:48
(W)[너는 미시령으로, 나는 한계령으로... 그렇게....] : 죽을래?
2003-12-17  오후 5:53:04
(W)[너는 미시령으로, 나는 한계령으로... 그렇게....] : 아무래도 남재 네가 죽고 싶은 모양이구나
2003-12-17  오후 5:59:00
(W)[너는 미시령으로, 나는 한계령으로... 그렇게....] : 남재야 있는 거여? 없는 거여?
2003-12-17  오후 6:05:38
(W)[너는 미시령으로, 나는 한계령으로... 그렇게....] : 누구야?
2003-12-17  오후 6:05:45
(W)[너는 미시령으로, 나는 한계령으로... 그렇게....] : 남재야 있어 없어~~?
2003-12-17  오후 6:54:13
(i) [11/16] 누구야 : ???
2003-12-17  오후 6:54:20
(W)[너는 미시령으로, 나는 한계령으로... 그렇게....] : 뭐여?
2003-12-17  오후 6:54:20
(i) [11/16] 누구야 : 먄요
2003-12-17  오후 6:54:25
(i) [11/16] 누구야 : 겜하느라;;
2003-12-17  오후 6:54:27
(i) [11/16] 누구야 : 퀴즈요?
2003-12-17  오후 6:54:30
(W)[너는 미시령으로, 나는 한계령으로... 그렇게....] : 넌 담에 학교에서 보면 아주 죽었어
2003-12-17  오후 6:54:33
(i) [11/16] 누구야 : 경훈이가 답 달았잖아요
2003-12-17  오후 6:54:35
(i) [11/16] 누구야 : 케케케
2003-12-17  오후 6:54:37
(i) [11/16] 누구야 : 피해다녀야징!
2003-12-17  오후 6:54:40
(W)[너는 미시령으로, 나는 한계령으로... 그렇게....] : 니가 술 먹은 날이여?
                        - 중략 -

전문 가까이 싣느라 대화가 긴 듯이 보이지만 실상 내용은 간단하다.
그가 말을 건 시각은 오후 5:37:03, 필자가 대답을 한 시각은 오후 6:54:13.
1시간 17:10초의 간격동안 그의 머릿속에 일어났을 발열반응의 표출은 무엇인가. 바로 저 난폭함이다. 말을 건지 20분 경과후 말이 없자, 그는 "남재야 형 말을 씹나?", 즉 본인을 무시한다고 판단한다. 재차 대답이 없자 "죽을래?"라고 간단하게 협박한다. "아무래도 남재 네가 죽고 싶은 모양이구나"에서 보듯이 계속되는 무응답으로 살인에 동기를 부여한다. 이윽고 필자가 대답을 했을 때 그의 답변은 위에서 보듯이 "넌 담에 학교에서 보면 아주 죽었어"이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 있는 무엇이 그를 지배해 버린 것이다...

지금 까지 밝혀진 그 무엇의 특성은 난폭함, 기억퇴행 지향성이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 무엇의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행위가 있다. 바로 술. 술을 먹음으로써 다음날 길바닥에서 일어나거나 전날의 일을 기억하지 않으려 한다거나 하여 그 이상한 무엇의 생명은 이어지는 것이다. 살인에 대한 집착, 즉 난폭함 역시 술을 먹은 이후 나타날 법 하다. 얼마전 연말모임이 있어 술자리에서 그의 눈빛과 마주쳤을 때 필자는 고개를 어디다 둘지 몰라 망설였던 기억이 있다.

어찌보면 측은지심이 들 것이다. 어찌하여 글터에서 저러한 괴수가 나타난 것일까. 필자는 그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것을 "무뇌충"으로 명명하는 바이다. 저 바이러스는 조금 솔직한 구석이 있었는데 다음 대화에서 발견할 수 있다.

(i) 갈 之자 한 걸음. : 벽두 부터 정말 갈 지자 한걸음이네요;
(W)[어쩌면 판도라를 향한 이카루스의 날갯짓이었을지도 모른다] : 자꾸 술을 퍼 먹으면... 무뇌충이 되어간다니까 계속 퍼마셔
(i) 갈 之자 한 걸음. : 헐--;
(W)[어쩌면 판도라를 향한 이카루스의 날갯짓이었을지도 모른다] : 같은 무뇌충이 되었을 때 보도록 하자
(i) 갈 之자 한 걸음. : 형은 이미 무뇌충?
(W)[어쩌면 판도라를 향한 이카루스의 날갯짓이었을지도 모른다] : 난 뇌가 없어

이 바이러스는 보다시피 일반적인 벌레와는 그 차원이 틀리다. 인간의 내면세계에 침투하여 삶의 본질을 후벼 파먹고 살다가 때때로 내용물이 부족하다 싶으면 도수 22도의 알콜을 흡수함으로써 생존을 유지해간다. 무뇌충, 바이러스로 보아야 할지 蟲으로 보아야 할지 난감하지만, 대략 무뇌충에 감염된 사람의 증상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술을 좋아한다
2. 기억 퇴행 지향성
3. 난폭성
기본적으로 스스로에게 "난 뇌가 없어"라고 최면을 걸음으로써 대뇌의 정상적인 기능을 마비시킨다. 술을 좋아함으로써 기억 퇴행과 난폭함으로 사람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물론 이 밖에도 신기한 말들을 만들어내거나 이상한 상상을 하는 둥 무뇌충 변종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아직까지 구체적 감염경로와 증상의 확산, 그 최후는 밝혀진 바 없으나 많은 글터인들에게 우려를 낳기에는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분명한 것은 무뇌충은 아직도 성장기에 있으며, 엄청난 번식력으로 글터인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글터의 많은 괴수들에서 이와 흡사한 바이러스가 발견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그것은 이 바이러스의 숙주가 글터룸 어딘가에서 몰래 번식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필로그,
필자는 신년들어 매일 새벽 6~7시 사이에 기상한지라(물론 새벽에 잤음에도 불구하고) 피로가 누적되어 있었다. 몸살이 날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하여 어젯밤 11시가 못 되어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11시가 넘은 시각에 전화한통이 걸려왔다. 필자가 요즘 매우 피로한 심신 탓인지 한참 가위에 눌려 사경을 헤매고 있을 찰라였다. 가위와 놀아주다 한타임 쉬어주기로 해서 받은 핸드폰에서는 "빨리쓰지못해!"라는 둔탁한 임작가의 음성이 들려왔다. 필자는 반나절의 말미를 더 요청하고 여렵사리 잠자리에 들게 되었고 또다시 아침 7시에 깨어 무엇을 쓸 것인가 서너시간을 고민한 후, 이렇게 글터괴수열전 4화를 마감하게 되었다. 미흡하지만 읽어준 글터인들게 심심히 감사드리며, 임작가의 다음 5화를 기대해 본다.


서정변태 (2004/01/10 14:01:39)

음, 개념상으로 더욱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 무뇌충의 숙주, 무뇌충이 퍼뜨리는 바이러스에 대한 명명이 필요하겠군요;;
서정변태 (2004/01/10 14:02:48)

전문을 한글파일로 만들어 함께 업로드 했으니 다운로드 하여 출력해서 보시면 더 나을 겁니다.
송시인 (2004/01/10 14:14:38)

남재야! 이미 이 글을 쓸 때, 너는 너의 죽음을 스스로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담에 학교에서 만나면 사시미로 배창아리를 갈라 창자를 꺼내 줄넘기를 해 버릴 거여! 그간 창자나 튼튼히 가꾸고 있도록 햐~!
좀비 태훈 (2004/01/10 14:17:01)

오~~~ 역시 글터의 괴수로다! 송정호 선배님 괴수평가지수 ★ ★ ★ ★ ★
좀비 태훈 (2004/01/10 14:18:19)

형님, 오른쪽 콧구멍과 왼쪽 콧구멍을 연결해 하나된 콧구멍을 만드는 것도 귀여울 것 같네요.
92윤경 (2004/01/10 22:30:36)

태훈아와 남재의 표현력에.. 감탄!!!
역쉬..문학동아리군..
좀비 태훈 (2004/01/10 22:37:27)

태훈아 하고 불러주시니 트로트 가수가 된 기분이네요.
"태훈아의 신곡, 윤갱 누님은 너무해, 많이 사랑해 주세요."


   글터괴수열전은 아니지만 글터폐인 열전(1)

김동욱
2004/03/15

   <글터괴수열전> 제 3 화 : 난 뇌가 없어 (1) (92 송정호편) [1474]

서정변태
200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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