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04-12-03 02:34:37)

모우

일 기

일 기

이라크에서 군 생활하는 후배 녀석이 가끔 전화를 한다

그 녀석의 전화를 받고 끊으면

끊고 난 후에 마음 한구석이 싸해진다

가난에 대한 생각과

나라에 대한 생각과

현실에 대한 생각들이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고

한동안 나는

타인에 대한 연민과

사람에 대한 연민과

삶에 대한 연민으로

마음이 저려온다

나이가 서른이 넘으니

사물을 보는 눈이 구태의연해진다

그렇다, 난 서른 전과 서른 후가 많이 달라진 거 같다

내 인생의 분기점, 스물아홉

내 인생의 종착점, 스물아홉

내 인생의 출발점, 스물아홉

난 스물아홉 때 무얼했나

밖은 어둡고 점점이 가로등이 촛불처럼 빛나고 있다

별은 하늘에만 있는 게 아니라

거리에도 있고

고층 아파트 창문에도 있고

우리집 강아지 눈에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의 뒷모습에도 박혀 있고

세상 어디든 무엇이든

보는 사람의 가슴속에

별빛이 스며있으면

모든 풍경은 별이 된다


195	09 박기훈 - 비	이재훈	17/05/26	1784

	일 기	모우	04/12/03	1788

193	길 [1]	이재훈	12/09/20	1788

192	잠비	이재훈	14/06/21	1788

191	도종환 - 첫매화	이재훈	14/03/05	1790

190	맑고 향기롭게, 입가에는 미소가 그치지 않으리 (길상사 템플스테이 수기)	채남재	13/06/26	1794

189	이해인 : 길 위에서 - 『일년에 열두시인 3월』	이재훈	12/03/01	1797

188	김혜빈 - 헤매는 여행	이재훈	20/01/06	1798

187	강연호 - 비단길2	이재훈	14/07/15	1805

186	목효근 - 섬	이재훈	14/04/27	1806

185	정호승 : 고래를 위하여 [1]	이재훈	11/10/12	1807

184	얼음 연못	이재훈	13/02/27	1807

183	불혹에	이재훈	12/07/03	1807

182	가을, 이 계절	모우	05/11/06	1808

181	기도	이재훈	12/07/25	1812

180	용장사지 가는 길	이재훈	12/04/18	1813

179	88 서영민 - 金사장 들으시오	이재훈	17/06/17	1813

178	광교산	이재훈	13/08/22	1815

177	곰의 방문	이재훈	12/07/18	1821

176	정호승 : 마음의 똥 [1]	이재훈	11/10/1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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