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03-03-17 15:42:54)

송정호

2002년 문학세계 1월호 신인당선작 2

사막에 친 밥줄

하루 종일 모래알을 발효시킨 자리
김적사(金積沙) 京城유통 김씨는
개미지옥을 버틴 발자국에다
선인장을 키운다
젖은 발바닥에 오아시스를 지어 놓는다
구릉 끝까지 기어올라가
신기루를 허리에 묶고 번지점프도 한다.
바위를 끌어다 미세하게 조각하던
사막에 모래 바람이 높다
낮 동안 웃자랐던 아지랑이
홀로 斜陽을 끌어당기고
그는 발효한 모래알들을 모아
낙타에 싣는다
잘 익은 태양을 가득 싣는다
살찐 전갈은 붉은 독을 풀어
인색하게 모래를 지키고 있다.
밤을 열던 길은 사막을 식히다
그의 부산함에 데어 노릇한 달이 된다.
날마다 그는 모래알을 세워
밥상을 차리고
어둠을 가두어 놓은 개미귀신들은 식사를 한다.
사막에 발 딛은 그의 땀내음
어느새 간간하게 절인 모래가 된다.


135	기울음	이재훈	12/11/02	1911

134	발바닥 사랑	이재훈	12/11/01	1914

133	부처	이재훈	12/10/19	2119

132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	이재훈	12/10/17	1724

131	별과 달	이재훈	12/10/03	1879

130	달	이재훈	12/10/01	2229

129	좋은 나이 마흔	이재훈	12/09/28	1964

128	아이들은 사는 것을 배운다	이재훈	12/09/26	1659

127	길 [1]	이재훈	12/09/20	1809

126	비시적인 삶들을 위한 편파적인 노래	이재훈	12/09/16	1904

125	산과 길	이재훈	12/09/14	1874

124	치마폭에 매화를 그리다	이재훈	12/09/08	2129

123	도살장은 무죄다 [2]	이재훈	12/09/07	2002

122	불편과 고독	이재훈	12/09/05	1693

121	승자와 패자	이재훈	12/09/03	1745

120	부처의 얼굴	이재훈	12/08/31	1704

119	막차	이재훈	12/08/29	1733

118	쌍화점	이재훈	12/07/31	2136

117	산골물	이재훈	12/07/31	1683

116	축을 생각한다	이재훈	12/07/27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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