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12-09-20 21:28:43)

이재훈

길

두두 2008. 1 문학과 지성

길

오규원

길에 그림자는 눕고 사내는 서 있다
앞으로 뻗은 길은 하늘로 들어가고 있다
사내는 그러나 길을 보지 않고 산을 보고
사내의 몸에는 허공이 달라붙어 있다
옷에 붙은 허공이 바람에 펄럭인다
그림자는 그러나 길이 되어 있다

- 감상 -

마치 그림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시입니다.

이재훈 (2012/09/23 13:18:50) 사내는 길을 가다가 멈췄습니다. 산을 가고 싶은가 봅니다. 하늘로 뻗은 길은 정말로 하늘로 가는 길일까요? 그림자는 길을 가자고 재촉하지만 사내는 움직이지를 못합니다. 길을 계속 가는 것에 사내는 공허함이 느껴집니다. 바람이 구멍 뚫린 가슴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사내는 해를 등지고 서있나 봅니다. 그림자는 어느새 길과 하나가 되어 버렸고 사내는 해가 다 지도록 더 이상 나아가지를 못합니다. 사내는 다시 길을 걸어 갔을까요? 아니면 산으로 올라갔을까요? 시가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135	기울음	이재훈	12/11/02	1896

134	발바닥 사랑	이재훈	12/11/01	1894

133	부처	이재훈	12/10/19	2101

132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	이재훈	12/10/17	1705

131	별과 달	이재훈	12/10/03	1858

130	달	이재훈	12/10/01	2208

129	좋은 나이 마흔	이재훈	12/09/28	1944

128	아이들은 사는 것을 배운다	이재훈	12/09/26	1641

	길 [1]	이재훈	12/09/20	1787

126	비시적인 삶들을 위한 편파적인 노래	이재훈	12/09/16	1885

125	산과 길	이재훈	12/09/14	1854

124	치마폭에 매화를 그리다	이재훈	12/09/08	2110

123	도살장은 무죄다 [2]	이재훈	12/09/07	1982

122	불편과 고독	이재훈	12/09/05	1675

121	승자와 패자	이재훈	12/09/03	1729

120	부처의 얼굴	이재훈	12/08/31	1687

119	막차	이재훈	12/08/29	1717

118	쌍화점	이재훈	12/07/31	2116

117	산골물	이재훈	12/07/31	1668

116	축을 생각한다	이재훈	12/07/27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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