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 졸업생들을 위한 공간,

(2017-07-31 19:36:26)

이재훈

04 정지문 - 잔일

잔일

04 정지문(청춘을 새기는 시간)

해가 반쯤 떨어져 어슴프레함이 등즐기에 스밀 때면
누래진 방바닥에 얹혀있는 잔해를 쬔다.
기름을 담뿍 메긴 미농지
네겐 항상 시골의 콩 볶는 냄새가 난다

소유만이 만족이라 배운 나는
손톱을 세워 떼어보지만
내가 살아온 손톱의 무게론
결코 떼어 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좁다란 방, 손바다만큼의 영토
경계를 생각하면 나는 아찔하다
발 디디고 일어서지 못하는
방랑은 한낫 무능일 뿐이고

비명을 지르며 일제히 일어서는 곰팡이 떼
나는 무엇을 읽어왔단 말인가
너의 손톱으로 너를 들어올리기 전에
너는 바닥으로 나의 머리맡으로 스며

꿈속을 부유하고
나는 황급히 자리를 훔치고
밤은 친절히 나를 훔친다.

바닥을 긁던 손톱이 아리다


375	03 조윤 - 입산 금지의 치악산, 산행	이재훈	17/07/25	1085

374	03 차봉석 - 햇반 같은 시를	이재훈	17/07/06	1665

373	04 김송화 - 식구	이재훈	17/07/16	1247

372	04 서동욱 - 길	이재훈	17/07/02	1270

371	04 전병문 - 그런 밤이 있다	이재훈	17/07/31	1207

370	04 정지문 - 곰팡이 꽃	이재훈	17/07/31	1504

369	04 정지문 - 사월 교정	이재훈	17/06/17	1338

	04 정지문 - 잔일	이재훈	17/07/31	1509

367	06 박철웅 - 신경	이재훈	17/05/19	1452

366	06 성유진 - 햇살 휘날리는	이재훈	17/07/06	1234

365	06 성유진 - 햇살같이	이재훈	17/07/23	1107

364	06 정지종 - 이별 보고서	이재훈	17/07/16	1110

363	07 강우태 - 무제	이재훈	17/07/30	1147

362	07학번 김태형 시 : 無言	이재훈	07/04/25	2081

361	08 고기태 눈 - 정호승 자국눈 [2]	이재훈	12/04/17	2005

360	08 김종성 - 방랑예찬	이재훈	17/05/20	1388

359	08 이사백 - 버려진	이재훈	17/06/29	1251

358	08 조철환 - 눈	이재훈	17/07/25	981

357	08 하자운 - 답장	이재훈	17/07/01	1079

356	09 고기태 - 모순	이재훈	17/05/26	1665


[1] 2 [3][4][5][6][7][8][9][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