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까지 얼었던 추운 지난 겨울
예고 없는 한 장의 편지처럼 가슴 한편에
모래바람이 밀려왔다
사랑이라는 식상한 표현으로
정의되지 않았던 너
너는 그렇게 내곁을 떠났다.
[나 당신을 기억하겠어요.]
이 짧은 말 스무살의 풋내기에겐
사형선고와도 같은 것
색깔의 층계가 희미해진 저녁 노을 같이
나 흩어졌다.
슬픔이라는 사슬에 구속된 노예처럼
헤어나올 수 없는 망각의 늪에 빠진나.
[나 내 의지에게 명하노니 늪에 가라앉게 해다오]
불면증에 걸린 나는 잠을 청했고 사랑을
그리고 너를 갈망했다.
슬품의 북소리에 몽유병 환자처럼 방황했다.
신기루같은 너의 환영을 쫓아서
한방울의 눈물은 차디찬 가슴을 조각내고
네 모습도 갈라진다.
눈간의 눈물을 앙상한 뼈로 걷어내며 기억한다.
지난 혹독한 가을을
스무살의 아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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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유희동 - 스무살의 슬픔, 회상/images/i_list.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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